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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오보에 대한 최근 기사

케이스 스터디

by 침대 맡 노트 2016. 7.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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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기상청 때리기 기사가 연이어 나온다. 여름이 왔다는 증거다. 올 해 2월에 들어온 슈퍼컴퓨터 4호기 누리와 미리도 대한민국의 여름에는 별 수 없다. 지난 포스팅에서 슈퍼모델의 강수모델 아웃풋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 있다. 48억명이 1년간 계산할 연산자료를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는 최고의 슈퍼컴퓨터 치고는 일관성이 없다. 왜 그럴까. 수증기의 약간의 변화에 강수강도는 큰 변동성을 보인다. 특히 수증기량이 많은 여름에 특히 그렇다. 계산에서 약간의 차이가 엄청난 오차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일단 계산기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변수는 수치예보 모델, 모델에 input되는 관측자료, Human error, 대한민국의 지리적 특성 등이 남아있다.


일기예측 정확도는 수치예보모델 성능이 40%, 기상관측 자료가 32%, 예보관의 능력이 28%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언론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ㅣ 비싼 컴퓨터를 갖고도 날씨를 못맞춘다

532억원이 슈퍼컴퓨터 4호기를 들여와 한 달에 전기료만 2억 5000만원이 나간다. 그런데 날씨는 맞추지 못한다. 전자는 팩트고 후자는 결과다. 원인이 빠졌다. 계산기는 문제없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컴퓨터를 갖고도 왜 날씨를 못맞출까?

2ㅣ 정확도를 좌우짓는 수치예보 모델은 외국모델을 쓰고 있다

2010년부터 기상선진국인 영국의 UM기상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1년 사용료만 1억 5000만원이다. 아쉽지만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수치예보모델은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현재 2020년까지 한국형 모델을 개발 중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2020년까지는 현재와 같은 예보정확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그 이후에는 기대해볼 만 하다. 수치예보 모델은 현재 노력중에 있다. 

3ㅣ예보관이 능력이 없다

결국 마무리는 사람으로 귀결됐다. 기상청 내부적으로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을 하고 시스템을 갖춰도, 결과가 오보로 나타나면 이러한 훈련의 의미는 퇴색된다. 언론의 입장에서도 가장 쉽게 과녘을 돌릴 수 있는 것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모델이나 컴퓨터는 객관성을 갖추고 있지만, 사람은 이것이 비교적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예보관의 능력부족이라고 독자들은 생각하고 다음 기사를 클릭 할 것이다.

 

기사 중에 지리적 특성에 대해서 언급되는 것은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어 기단이 서해상을 건너올 때 에너지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이에 따라 좋은 계산기도 계산값에 일관성이 없어지는 점), 수치모델은 지구를 격자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한반도는 격자 하나에 쏙 들어가버려서 지역적 편차를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 그 좁은 땅덩어리에 산이 많아 대류불안정이 나타나기 쉽다는 점 등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에 없는 것이 아쉽다. 유인관측소나 자동관측기계 AWS는 많이 있으나 중요한건 서해다. 아직 해양기상관측선이 1대 밖에 없는데 점차 이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맛있다고 생각되는 음식은 자극적인 음식이다. 심심한 간을 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본 사람들일 것이다. 그게 건강에도 좋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틀렸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날씨가 틀렸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많다. 그 만큼 날씨와 사람은 밀접한 관계인 것이고, 그래서 예보관들은 더욱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연구부서에서는 영국 UM모델이나 유럽의 ECMWF보다 한국에 적합한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고, 예보관은 최대한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들의 안전에 초점을 맞춰 예보를 생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은 방재측면에서 호우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기상청의 보수적인 입장을 이해하는 아량이 필요할 것이다. 기상청 체육대회엔 비가 와도, 최대한 국민들이 비 안맞게 노력하는 부서는 기상청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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